이명헌 경영 스쿨
[투자론] 현금흐름표 이해를 위한 팁
매출채권이 줄면 현금흐름은?
이명헌 [ 2008-3-8 ]

재무제표 중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와 달리 현금흐름표는 이해하기가 사실 참 까다롭습니다. 이것은 현금흐름표가 철저하게 현금의 흐름을 중심으로 모든 거래를 재구성해 놨기 때문인데요. 특히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판단할 때 상당히 혼동하기 쉽습니다. 간단한 예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 봅시다.

(주)우량의 1년 동안의 간략한 손익계산서가 다음과 같다고 하고 얘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물론 실제 손익계산서는 훨씬 더 복잡하지만 현금흐름과 회계적 이익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아주 단순화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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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1,000만 원
(이 중에 매출채권 500만 원이라고 가정합시다.
매출채권은, 거의 확실하게 대금을 지불할 것으로 생각되어 제품을 제공한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매출원가 (재료비 등 직접비용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재료비 100만 원 (아직 지불 안 함; 매입채무(trade payable)가 됩니다.)

판매및 관리비 (간접비입니다. 임대료, 급여... 감가상각이 여기 들어 간다는 게 중요합니다.)
감가상각비 1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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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영업이익은 매출액-(매출원가+판관비)이므로, 1,000만 원 - 200만 원 = 800만 원이 될 것입니다.
계산을 단순화하기 위해 영업외수익, 영업외비용, 세금이 없다고 가정하면,
당기순이익도 800만 원입니다.

회계적이익이란 위 800만 원을 뜻합니다. 회계적이익은 발생주의(accrual accounting)에 의거해서 기록된 이익입니다. 즉, 실제 계약하고 제품을 제공했지만 아직 현금을 받지 않은 매출채권 부분도 매출로 잡혀 있고, 실제 아직까지는 지불하지 않은 재료비도 비용으로 잡혀 있는 것입니다. 왜 실제 현금흐름과 다른 발생주의에 의거해서 손익계산서를 만드느냐는 복잡한 얘기구요. 어쨌든 우리가 투자를 할 때 눈여겨 보는 "당기순이익"이라는 숫자는 실제 현금흐름과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주)우량의 동 기간 현금흐름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영업외의 재무활동이나 투자활동은 전혀 없다는 가정을 해 보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다음과 같이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당기순이익 800만 원에서

1. 현금유출이 없는데 비용으로 잡히는 감가상각액, 지분법손실, 외화환산이익 등을 더해 주고
( + 100 (감가상각액))
2. 현금유입이 없는 지분법이익, 외화환산손실 등을 빼주고,
(위 예에서는 해당 없음)
3.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의 경우,
(1)현금유입이 없는데 매출로 잡혔던 매출채권을 빼주고 (-500)
(2)현금유출이 없는데 비용으로 계상한 재료비를 더해주고 (+100)

이것을 계산하면,
800 + 100 - 500 + 100 = 500만 원이 됩니다.
즉, 실제로 기말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500만 원인 것입니다.

위의 3번, 즉 영업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자산과 부채의 변화가 운전자본의 변화입니다. 일상적인 영업 활동은, 공사대금이 완납 안 된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할 수도 있고, 제품은 제공했지만 현금은 월말에 받게 되는 경우도 있고, 또 재료비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재료를 받아서 쓸 수 있고, 연말에 지불하기로 하고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영업활동에 직접 사용되는 자산과 부채를 총괄해서 "운전자본"이라고 하고, 이 부분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화"입니다.

현금흐름

여기까지는 그게 혼동될 부분이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금흐름표를 보면 혼동하기 쉬운 부분들이 있죠.
예컨데, 매출채권이 줄어들면 현금흐름 측면에서 좋은 일일까요, 나쁜 일일까요?
물론 딱 잘라서 좋다, 나쁘다는 있을 수 없습니다만, 현금흐름만을 생각하면 매출채권이 줄면 좋은 것입니다. 현금흐름표 예시에서 본 것처럼 매출채권이 줄었다는 것은 계약하고 외상으로 제공했던 제품의 대금을 완납 받아서 더이상 매출채권의 형태가 아닌 게 되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해서 "매출채권 감소"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이 되는 것이고 기업의 현금흐름을 더 좋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기업이 성장하려면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이 늘어야 하므로 이 경우는 매출채권이 느는 게 더 바람직한 게 되겠습니다. 여기서는 현금흐름에 집중하고 있으므로 그 부분만 고려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매입채무가 늘어난 것을 생각해 봅시다. 언뜻 생각하면 채무가 늘어난 것이니까 안 좋은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게 아니고, 재료비를 나중에 주기로 하고 재료를 공급받아 사용한 것처럼, 실제 현금유출은 없이 매출액을 올릴 수 있게 된 거니까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유리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매입채무 증가"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이 되는 것이고 기업의 현금흐름을 더 좋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주)우량와 똑같은 비용구조를 갖고 있는데 매출액 1000만 원에 매출채권이 200만 원에 불과한 (주)초우량이란 회사가 있다면, 이 회사의 손익계산서 상 당기순이익은 (주)우량과 똑같이 800만 원이겠지만 실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800만 원 + 100만 원 - 200만 원 + 100만 원] = 800만 원이 됩니다.
기말현금으로 500만 원만 보유하고 있는 (주)우량에 비해 훨씬 재무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흑자도산은 손익계산서 상으로는 분명히 흑자이지만 그 매출액이 온통 매출채권을 깔아 놓아서 만들어진 것인 경우(게다가 확실히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다를 작위적으로 낙관해서 판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장부상으로는 이익인데, 보유한 현금이 부족해서 정상적인 영업 활동, 예컨데 직원들 월급이나 이자를 못 갚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유동성 문제로 기업의 계속성이 차질을 빚는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운전자본의 변화가 현금흐름에 어떤 결과를 주는지를 판단할 때는 일반적인 자산, 부채의 경우와 반대에 가깝다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영업관련자산이 늘어나는 것은 현금유출이 되고 영업관련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현금유입이 됩니다.

좋은 기업은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큰 기업입니다. 단순히 회계적 이익만 높다고 함부로 투자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현금흐름표를 바탕으로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되돌려서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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