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헌 경영 스쿨
[전략경영] 마이클 포터의 전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이 아닌가
이명헌 [ 2005-2-3 ]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1996년 11-12월 호에 실린 전략경영의 대표적 학자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논문, "What is strategy?" 내용 정리 및 논평입니다.

"전략이란 무엇인가?"라는 야심찬 제목을 단 것은, "strategy"와 "operational effectiveness" 양자를 혼동하는 경영자가 많기 때문인 듯합니다. '잘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좋은 전략을 세우는 것'과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사용하는 용어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하고 시작합시다.

  • "activity" : 기업이 수행하는 기본적인 활동입니다.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판매, 유통 등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는 활동입니다. 이 글에서는 "액티비티"라는 용어로 씁니다.
  • "operational effectiveness" : 액티비티를 더 잘, 더 좋게 수행해 내는 것을 operational effectiveness라 합니다. 더 빨리, 더 저렴하게, 더 뛰어난 품질로 생산하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운영 효과성"이라는 용어로 씁니다.
  • "trade-off" : 한 가지를 택하려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을 상충관계(trade-off)에 있다고 합니다. 이 글에서는 "트레이드오프"라는 용어로 씁니다.
  • "productivity frontier" : 기업이 주어진 비용에서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효율성, 최고의 경영기술을 활용하여 창출할 수 있는 가치의 최대값을 연결한 선을 productivity frontier라고 합니다. 이 글에서는 "생산성 프론티어"로 합니다.

우리 회사의 전략은 최고의 품질입니다?

하이퍼경쟁의 시대입니다. 너무도 많은 뛰어난 경쟁자가 어디에나 가득 차 있습니다. 또, 다들 열심히 다른 회사의 훌륭한 점을 배우고 있습니다.

품질이 경쟁력이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일본의 제조업이 세계를 휩쓴 원동력입니다. 일본 기업들은 더 낮은 비용으로 더욱 뛰어난 제품을 아주 낮은 불량률로 생산해 내며 세계시장을 석권했습니다. 문제는, 다들 일본처럼 뛰어난 효율성을 하나 둘 갖추게 되었다는 데서 시작됩니다. 모두 다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얘기하면서 업계에서 훌륭하게 운영되고 있는 회사의 방식을 모방하고 배웠습니다. 많은 관련된 경영 툴과 유행이 나타났습니다. TQM(Total Quality Management), 아웃소싱, 리엔지니어링, ERP,... 그 결과 어떻게 되었나요? 개별 회사로 보면 모두 다 정말 탁월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모두 다 높은 효율성, 높은 품질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경쟁 회사가 모두 다 그렇게 되어 버린 상황에서 최고의 운영 효과성을 갖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베스트 프랙티스는 너무도 빨리 확산되었습니다. 모두 다 열심히 보고 배웠습니다. 마이클 포터는 그것을 "competitive convergence"라 일컬었습니다.

다음 그림은 생산성 프론티어입니다.

생산성 프론티어

생산성 프론티어 하방의 기업들이 많을 때에는 비용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가치를 올리는 게 가능했습니다. 그래프 상의 A 점에 있는 기업은 생산원가를 올리지 않으면서 가치는 더 높이는 방법을 채택해서 B 점으로 이동할 수 있었씁니다. 불량율을 낮추는 것과 생산원가를 낮추는 것이 상충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 일본 기업들에 의해 증명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생산성 프론티어 쪽으로 이동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C 점까지가 한계입니다. C 점은 일정 비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가치의 최대값입니다. 생산성 프론티어는 모든 비용에 대해 그 한계점을 연결한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열심히 공정 개선, 원가 관리, 재고 관리, 인력 관리 등을 해서 C 점에 이르렀다고 합시다. 많은 기업들이 지난 20-30여 년 간 그렇게 해 왔고, 그 방식을 통해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C 점에 이른 회사의 베스트 프랙티스가 급속하게 경쟁회사로 퍼지면서 대부분의 회사가 생산성 프론티어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회사들이 각자의 비용구조에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성 프론티어 선상에 오게 되었습니다. 우리만 C 점에 있는 게 아니라 경쟁회사 대부분이 C 점에 있게 되었습니다.

신기술 출현은 생산성 프론티어를 조금 더 바깥 쪽으로 밀고 나갈 수 있지만 이것도 즉시 모방되고 채택되어서 마찬가지 상황이 됩니다. 하이퍼경쟁의 시대. 모두 다 뛰어나기 때문에 아무도 뛰어나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최고의 품질이 전략이 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품질은 일시적으로 차별화를 가능케 할 지 모르지만 지속가능한 위치는 보장하지 못 합니다.

전략이란?

그러면 전략이란 무엇일까요? 포터의 얘기를 들어 봅시다.

strategy is the creation of a unique and valuable position, involving a different set of activities.

"유니크"하고 "가치있는" 위치를 만들어 내는 것, 이게 전략입니다. 즉, 전략은 우리의 포지션을 정하는 것입니다. 포지셔닝을 하되, 유니크해야 합니다. 물론 가치있는 자리여야 합니다. 모두 다 생산성 프론티어 선상에 있는 상황에서 품질 개선, 공정 개선을 하는 것은 잠시 프론티어 바깥 쪽에 머물며 좋은 결과를 즐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금새 경쟁기업이 모방하며 따라 오기 때문에 유니크한 위치를 점유하는 데 효과가 없습니다.

전략의 핵심은 남들과 '다른 자리'를 차지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가 쉽게 모방하기 힘든, 지속가능한 자리여야 합니다.

그러한 전략적 포지셔닝(strategic positioning)은 몇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해볼 수 있습니다. 포터는 제품 다양성, 고객의 니즈, 고객 접근성 등으로부터 독특한 위치가 나온다고 얘기하는데, 이 부분은 포지셔닝에서 다룬 내용과 별로 다른 게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전략이 결코 효율성을 올리고, '잘 돌아가게' 만드는 게 아니라는 사실, 우리 회사만의 독특하고 지속가능한 위치가 어디인지를 탐색하는 것이야말로 전략 수립의 핵심 내용이라는 사실입니다.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를 묻는 과정입니다. 거의 모든 기업이 생산성 프론티어 근처에 와 있는 현재,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오직 트레이드오프를 통해서만 유니크한 위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오래 그 위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목표로 하는 고객층을 좁혀야 합니다. 어디를 포기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회사인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어떤 회사가 아닌가'를 결정하는 게 전략입니다. 이건 너무도 힘든 결정입니다. 누구나 모든 것을 다 잘 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가장 위험한 함정입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싸우쓰웨스트 항공은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싸우쓰웨스트 항공은 단거리만 운항합니다. 싸우쓰웨스트 항공은 좌석배정을 하지 않습니다. 싸우쓰웨스트 항공은 비즈니스 클래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엇이 아닌지'를 결정하면서 싸우쓰웨스트 항공은 저렴한 가격에 특정 루트만 빨리 이동하고 싶어하는 고객층에 촛점을 맞추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전략적 위치를 노리는 것이 가급적 많은 액티비티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포터의 정의를 봅시다. "involving a different set of activities"입니다. 노선 설계, 운항 간격, 티케팅, 항공기 선택 등 모든 액티비티가 전략적으로 선택된 위치에 맞게 조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액티비티로 뒷받침되어 있지 않은 포지셔닝은 마케팅 슬로건에 불과합니다.

왜 트레이드오프가 전략을 세우는 데 필수적일까요? 트레이드오프는 전략적 위치의 지속가능성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좋은 전략적 위치는 경쟁사가 금방 알아채고 카피하려 합니다. 이 때, 다른 부문을 포기하며 특정 포지션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를 카피하기 위해서는 그 회사 역시 어떤 부분을 비슷하게 포기해야 합니다. 이것은 그 회사의 기본 전략에 혼란을 주고, 부작용을 야기합니다. 싸우쓰웨스트 항공과 비슷한 방식을 부분적으로 도입했다가 크게 실패한 컨티넨틀 항공의 사례가 그랬습니다. 포기하고 집중하면, 경쟁사가 카피하기 힘듭니다.

트레이드오프를 하지 않고도 특정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싸우쓰웨스트 항공이 비슷한 방식을 유지하면서 장거리 노선까지 영역을 넓히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것처럼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개 그런 시도는 아주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 이유는 우선, 회사와 브랜드의 이미지가 희석됩니다. 그리고, 다양한 시장을 쫓는 것은 실제 많은 비용과 시행착오를 불러 일으킵니다. 새로운 설비, 새로운 인력 교육,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마케팅 때문에 핵심적 경쟁우위가 송두리째 흔들립니다. 마지막으로, 내부 조율과 의사결정에 숱한 혼란을 야기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가지면 좋을 것 같지만 그건 불가능합니다. 지속가능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합니다.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 전략의 요체입니다.

'fit'

우리 회사가 매력적인 위치를 차지한 것을 경쟁회사가 그냥 지켜볼 리 없습니다. 베스트 프랙티스는 삽시간에 확산됩니다. 그렇다면 경쟁사로부터 우리 포지션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무엇이 지속가능한 전략적 위치를 가능케 할까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선 트레이드오프, 즉,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 외에는 깨끗이 포기해야 합니다. 리소스를 특정 세그멘트(segment)에 집중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요구되는 것이 'fit'입니다.

fitfit은 모든 액티비티가 복잡한 기어처럼 서로 맞물려 있는 것을 뜻합니다. 마케팅, 생산관리, 인적자원관리, 회계, 재무 등 모든 액티비티가 전략적으로 선정된 특정 위치에 맞게 서로 얽혀 있어야 합니다. 개별적으로 맞춤화되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서로 강하게 어우러져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경쟁사의 모방을 차단합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베끼려면 모든 것을 통째로 베껴야 하는' 것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싸우쓰웨스트 항공이 차지한 세그멘트가 매력적으로 보여서 단거리만 운항하는 또 다른 어떤 것을 만들고자 하는 항공사가 있다고 합시다. 이 항공사는 결국 싸우쓰웨스트의 거의 모든 것을 베끼지 않고는 모방이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노선 설계, 직원 교육, 티케팅 시스템, 항공기 유지관리,... 모든 것이 맞물려서 싸우쓰웨스트가 목표로 하고 있는 세그멘트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fit은 각 액티비티가 일관성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서로 상승작용을 불러 일으키고 있어야 합니다. 좋은 fit이 만들어진 경우, 맞물려 돌아가는 상태에서 효율성이 올라 가므로 경쟁사가 더욱 카피하기 힘듭니다.

빠지기 쉬운 함정

전략적 포지셔닝을 할 때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트레이드오프를 하지 않는 것의 유혹을 벗어나야 합니다. 많은 컨설턴트와 경영서적 등이 운영을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얘기하면서 초점을 흐립니다. '이 부분의 효율성을 더 높이면 더욱 강한 회사가 된다'며 유혹하는 툴, 개념, 유행이 너무도 많습니다. 유혹에 주로 사용되는 논리는 '경쟁회사가 이것을 채택하기 전에 먼저 하세요.'입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쟁사가 나는 모르고 있는 어떤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착각을 하면서 조바심을 냅니다. 경쟁사가 신기술을 도입하거나 새로운 시장에 뛰어 들면 일단 같이 뛰어 들고 보자는 식으로 대응하기 쉽습니다. 그것은 실패로 가는 길입니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생산성 프론티어의 하방에 있을 때는 운영 효율성, 운영 효과성을 늘림으로써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게 가능했습니다. 그런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습니다. 중요한 것은 '더 잘 하는' 게 아니라, '더 독특'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독특한 위치에 어울리게 모든 것을 재편하고 맞춤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경쟁사가 치고 들어 올 수 없는 지속가능한 전략적 위치를 만들어 줍니다.

또 하나의 함정은 '성장'입니다. 어느 정도 기반이 닦이고 자금 여력도 생겼는데 현재 차지한 세그멘트에서 더 이상 큰 성장이 기대되지 않을 때, 대개 포커스를 흐리면서 전략적 위치에서 벗어난 곳으로 발을 내밉니다. 성장기업을 산다든지, 라인 익스텐젼을 한다든지, 파트너쉽을 통해 여기저기 기웃거립니다. 다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전제는 전략적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입니다.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면, 어떻게 현재의 전략적 위치를 더욱 심화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다른 곳을 기웃거려서는 안 됩니다. 어렵게 구축한 독특한 전략적 위치를 희석해서는 안 됩니다.

요약

이상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old strategy model

  • 오직 하나 존재하는 이상적인 위치를 먼저 점유
  • 모든 액티비티를 열심히 벤취마킹하고 베스트 프렉티스를 이뤄 냄
  • 공격적인 아웃소싱과 파트너링을 통한 효율성 확보
  • 경쟁우위는 소수의 핵심 성공 요인이나 핵심 자원, 핵심 경쟁우위에 기반함
  • 시장변화, 경쟁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

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

  • 우리 회사만의 독특한 경쟁상의 위치 확보
  • 모든 액티비티는 전략에 맞게 맞춤화
  • 명확한 트레이드오프
  •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는 단일 액티비티에서 오는 게 아니라 액티비티 '시스템 전체'로부터 옴
  • 오퍼레이션의 효율성과 효과성은 기본

다음 질문을 던져 보세요.

  • 우리는 무엇이 아닌가? 우리는 무엇을 하지 않는가?
  • 우리 전략을 카피하려면 우리 회사를 통째로 베껴야 하는가?

두 질문에 명확한 답이 나와 있다면 좋은 전략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더 좋은 것이 되기보다 독특한 것이 되고, 모든 것을 다 하는 것보다 오직 한 가지를 탁월하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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