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헌 경영 스쿨
[인터넷비즈니스] 무어의 법칙
서울경제에 연재된 이경전 교수님의 '디지털 시대의 핵심 지식' 시리즈
이경전 [ 1999-10-1 ]

무어의 법칙

우리는 일반적으로 디지털의 특성을 이야기 할 때, '0과 1로 되어 있다'라는 문자그대로의 의미만을 사용한다. 더 나아가 0과 1이라는 것에서 이분법과의 유사성을 끄집어내고는, 디지털적 사고니 아날로그적 행태니 하면서,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보려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디지털의 진정한 경제적, 경영적 의미는 디지털이 0과 1로 되어 있다라는 데에 있지 않다. 디지털은 크게 세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디지털은 닳아 없어지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된 정보, 지식, 컨텐츠는 시간이 지나도 닳아 없어지지 않는다는 '좋은' 특성을 가진다. 반면 인간은 어떠한가? 인간의 육체는 닳아 없어지고, 인간의 두뇌에 있는 지식과 기억은 닳아 없어진다는 측면에서 인간은 사실 디지털적인 존재가 아니다.

두 번째, 디지털은 그 복사, 저장 및 전송에 있어서 아날로그나 물리적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인간에 다시 비유해보자. 인간의 육체나 인간의 지식을 통째로 복사하거나 이를 전송하는 것은 '아직'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 이러한 면에서 인간은 역시 디지털적인 존재가 아니다. 물리적인 자원 역시 이를 복제하거나 전송하는 데에 그 만큼의 비용을 수반하게 된다. 하지만, 어떤 물리적인 것이나 아날로그적인 것을 디지털화하면, 이를 복제하고 전송하는 비용이 매우 저렴해지는 것이다.

세 번째, 디지털의 중요한 특성은 디지털화하는 비용이 이른바 '무어의 법칙'에 따라 계속 저렴해져 왔다는 역사적인 경험이다. 즉, 우리가 디지털 시대와 '디지털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기존의 아날로그적인 것이나 물리적인 것들을 디지털화하면, 그것이 원치 않는 방식으로 소멸하지 않으며, 이를 복사, 저장, 전송하는 비용이 매우 저렴하며, 더 나아가서는 그 비용이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디지털의 중요한 세번째 특징인 무어의 법칙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무어의 법칙은 "가격을 고정시켰을 때, 마이크로칩의 복잡성(칩에 놓여지는 회로의 개수) 이 약 18개월마다 두배로 증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인텔의 공동 창립자 고든 무어가 여러 해 동안 관찰하여 얻어진 실험적 법칙이다. 무어는 컴퓨터 메모리 칩의 기술 혁신 과정을 계속 지켜본 결과 같은 회로 소자를 집적할 수 있는 칩의 한면의 길이가 18개월의 주기로 30%씩 줄어드는 것을 관찰하게 되었다. 한면의 길이가 30%씩 감소하니까, 한면의 길이가 1년 반 전의 70%가 되고, 칩은 2차원의 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으므로, 70%*70%를 하면 49%가 되어, 결국 1년반에 약 50%의 면적으로 같은 양의 회로 소자를 칩에 집적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는 산업현장에서는 3년마다 칩의 성능이 약 4배씩 향상되는 현상으로 실증되고 있다.

무어의 법칙은 사실 디지털 경제, 신경제 혁명을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경제의 인프라가 디지털화해왔는데, 그 비용이 1년반에 50%씩 줄어왔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무어의 법칙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인가? 무어의 법칙을 만든 무어도 초기에는 그 주기를 1년으로 했다가, 나중에 1년반으로 수정했고, 2년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실정이다. 즉, 무어의 법칙이 관철되는 시간주기는 점점 길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언제까지 이러한 비용 감소 현상이 지속될 것인가? 인텔의 CEO 앤디 그로브는 이러한 무어의 법칙이 앞으로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신경제 백과사전의 저자인 브라우닝과 라이스는 그 말은 아무도 무어의 법칙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은 무어의 제1법칙이다. 무어의 제2법칙은 무어의 제1법칙을 지키기 위해 반도체 공장의 비용이 점점 커져 반도체 산업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어쨌든 무어의 제 1법칙과 제 2법칙은 디지털 경제를 움직이는 숨은 공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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