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헌 경영 스쿨
[투자론] 피터 린치(Peter Lynch)의 주식투자 기법
강한 성장성을 가진 숨겨진 회사를 발굴해서 장기 보유
이명헌 [ 2004-1-10 ]

이 글은 워렌 버핏과 함께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로 손꼽히는 피터 린치(Peter Lynch)의 베스트셀러, "One up on Wall Street"에 밝혀진 피터 린치식 투자 방법을 간단하게 정리해 본 글입니다.

피터 린치(Peter Lynch)

피터 린치피터 린치는 9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최대 뮤츄얼 펀드인 피델리티 마젤란(Fidelity Magellan)펀드의 디렉터로 활동한 사람입니다. 25세에 마젤란에 입사, 33세에 디렉터의 자리에 올라 섰으며 경이적인 수익율로 월스트릿의 전설적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피터 린치는 열 살 때 아버지를 잃고 학비를 벌기 위해 골프장에서 캐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합니다. 이후 캐디 장학금으로 보스턴 대학에 진학합니다. 학부과정 중에는 경제학이나 수학과 전혀 관계없는 인문학, 정치,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는 대기업 임원들의 캐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보고 들은 '주식'에 매료되어서 보스턴 대학 재학 당시 타이거 항공 주식을 구입합니다. 이 주식은 몇 년 뒤 약 5배가 뛰면서 꽤 큰 돈이 되었고, 이것을 바탕으로 펜실바니아 대학의 와튼스쿨(비즈니스스쿨)에 진학합니다. 와튼 재학 중에 아르바이트로 마젤란 펀드에서 일을 하고 졸업 후 마젤란에 입사합니다.

와튼 재학 중 아르바이트 할 때의 경험에 의하면, 그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가르치는 주식 시장과 관련된 내용의 거의 대부분이 실제 현장과 거의 관계가 없다는 데에 허탈감을 느꼈다 합니다. 심지어 MBA를 비롯한 경영학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더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얘기했습니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배운 내용들을 다시 '잊어버려 줘야' 하는 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현장에서 접한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효율적시장가설", "포트폴리오 이론" 등과 전혀 달랐습니다.

입사 이후 피터 린치는 소규모 펀드에 불과했던 마젤란 펀드를 미국 최대 펀드로 발전시켜 나갑니다. 이후 펀드 매니져로 최고의 명성을 얻은 그는 자신의 투자 방식을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쉽게 풀어서 쓴 "One up on Wall Street"을 내놓습니다. 이 책은 수백만 부 이상이 팔리며 전세계적인 대표적 투자 지침서가 됩니다. "One up on Wall Street"은 주식이나 비즈니스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사람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아주 쉽게 쓰여진 책이고, 주식투자를 하려는 사람에게 최고의 입문서가 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가 주장한 핵심 메시지는 펀드매니져를 비롯한 프로페셔널보다 개인 투자자가 훨씬 더 탁월한 수익을 기록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프로페셔널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거꾸로 들어라고 충고합니다. 왜 그런지, 그의 투자 방법을 자세히 살펴 보면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주식의 6가지 종류

피터 린치는 워렌 버핏처럼 좋은 회사를 일찍 발굴해서 시장이 제대로 평가할 때까지 장기보유하는 방식의 투자를 했습니다. 하지만 버핏이 신중하게 선택한 소수의 회사를 거의 통째로 구입해버리는 방식을 취했던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많은 종류의 주식을 보유했습니다. 이것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비체계적 위험을 낮춘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정말 좋은 기업을 헐값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피터 린치가 갖고 있지 않은 주식도 있느냐.'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많은 회사를 구입했습니다. 그는 주식을 크게 여섯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 있으며, 어떤 주식이 특정 카테고리에 계속 속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변함에 따라 다른 카테고리로 이동하기도 한다고 얘기합니다. 피터 린치가 말하는 주식의 종류를 봅시다.

1. 저성장주(Slow Grower)

여기에 속하는 회사들은 보통 오래되고 자산 규모가 큰 회사입니다. GDP 성장율보다 약간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회사입니다. 저성장주 회사는 배당성향이 높고 정기적으로 배당을 합니다. 이들은 회사 설립 초중기에 고성장주에 속해 있다가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성장율이 둔화된 회사입니다.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반면 일정한 현금 수입이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배당의 형태로 되돌려 줍니다. 미국의 경우 전력회사가 여기에 속합니다. 우리 나라의 유틸리티 회사(전기, 가스)도 이 범주에 속합니다.

2. 우량주(Stalwart)

연 10-12% 정도의 성장을 하는 회사입니다. 저성장주처럼 자산이 많은 회사이지만 GDP 성장율보다는 훨씬 높은 성장율을 보이는 회사로, 매수 시점에 따라서는 상당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투자수익은 물가상승율이나 다른 투자기회(채권, MMF)와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우량주에 투자해서 10년만에 원금의 2배, 투자수익율 100%를 달성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대단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복리의마술을 생각해보면 연평균 7%의 성장율을 꾸준히 이어간 것에 불과합니다. 주식이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좋은 성적은 아닙니다. 연평균 7%를 보장하고 원금도 100% 안전한 다른 투자기회도 많이 있습니다.

피터 린치는 우량주의 경우 30-50% 정도의 수익율을 목표로 하며, 이것이 달성되면 매도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구입하는 것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우량주는 경기방어주가 많기 때문에 불경기에 좋은 안전판이 되므로 일정 비율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좋습니다. 워렌 버핏이 구입한 코카콜라 같은 회사가 여기에 속합니다만, 버핏의 경우처럼, 우량주 역시 어떤 이유로 값이 현저하게 떨어졌을 때 들어가면 이후 굉장한 수익율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3. 고성장주(Fast Grower)

고성장주피터 린치가 가장 좋아하는 회사입니다. 회사는 작지만 높은 성장율을 갖고 있는 공격적인 회사로 연 20-25%의 성장율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피터 린치가 개인투자자가 훨씬 유리하다고 한 이유가 이런 회사를 개인 투자자가 더 빨리 찾아내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 모델이 탄탄하고 매출과 이익이 급속히 성장하는 이들 고성장 회사는 상당한 규모가 되고 나서야 기관의 눈에 듭니다. 개인 투자자는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 자신이 구입한 제품, 집 주변의 매장 개점 등으로부터 고성장주가 될 수 있는 회사를 빨리 알아 챌 수 있고 회사 내용만 괜챦다면 즉시 구입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관의 경우는 이른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최소 세네 명 이상의 펀드 매니져의 의견을 취합해서 이들 모두가 '괜챦은 회사다.'라고 평가해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가 봐도 무난한 회사만 선택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성장성이 높아도 이름이 별로이거나 업종이 사양산업이면 투자되기 힘듭니다. 게다가 기관의 경우는 시가총액이라든지 자산규모 등에 관해서 최소 어느 정도 이상의 회사에만 투자한다는 내규가 있습니다. 또한 일정 비율을 이른바 '블루칩'에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성장성 높은 회사를 조기에 구입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기관이 관심을 가질 정도의 시가총액에 이른 뒤에는 이미 성장기업으로서의 매력은 크게 없습니다.

고성장주는 고수익의 기회만큼 위험도 큽니다. 위험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회사가 작은 경우 몇 년 못 버티고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경우에도 성장 모멘텀이 사라지는 순간 갑자기 시장이 싸늘하게 평가합니다. 주가가 급락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고성장주 중 세월의 시험을 이겨낸 것은 우량주 내지 저성장주가 됩니다. 역으로 저성장주나 우량주가 고성장주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작게는 수백 퍼센트, 많게는 천 퍼센트 이상의 경이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후보인 고성장 기업의 발굴과 보유는 개인 투자자 쪽이 기관투자가보다 더 유리합니다.

4. 경기민감주(Cyclical)

거의 예측가능한 형태로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회사입니다. 자동차, 항공, 철강, 화학 관련 회사가 여기에 속합니다. 경기민감주는 매입 시점을 잘못 잡는 경우 원금의 반 이상을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속하는 회사들은 널리 알려져 우리 귀에 익숙한 회사들이 많아서, '안전하면서도 약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인 것처럼 오해되어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즉, 경기민감주와 우량주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량주는 수 년,수십 년 이상 거의 적자없이 높지는 않지만 일정한 성장율을 계속 기록해 온 반면, 경기민감주는 거시경제 순환에 따라 적자와 큰 폭의 흑자 사이를 왔다갔다합니다.

5. 턴어라운드주(Turnaround)

성장도 거의 없으며, 움츠린 경기민감주도 아닌, 경제상황 전반이나 주식시장 전체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등락이 나타날 수 있는 회사입니다. 부도 위기에 몰렸다가 간신히 벗어난 회사나 법정관리를 졸업한 경우와 같이 큰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할 수 있다면 놀라운 수익을 안겨줄 수 있지만 내용을 모르면서 소문만 듣고 들어갔다가는 원금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6. 자산주(The Asset Plays)

주식시장자산주는 토지나 건물, 또는 석유, 금속같은 원자재, 쉽게 이탈하기 힘든 정규 구독자(독점적 지역신문, 케이블티비) 등 높은 가치를 갖는 자산을 보유한 회사인데 시장이 이를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거나 저평가하고 있는 회사의 주식입니다. 그 많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가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자산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주식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이런 주식은 상당수 존재합니다. 영업 성적이 그다지 주목할 만하지 않다거나 산업이 사양산업이어서 관심권에 들지 못했을 뿐, 자산의 일부만으로도 거의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회사가 드물지 않습니다.

자산주는 애널리스트나 기관투자자에 비해 개인투자자가 더 잘 찾아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라든지, 관계사 또는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있는 회사인 경우 숨겨진 자산에 대한 힌트를 얻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자산주의 경우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가격이 오르지 않을 위험도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의 기회비용을 생각해 보면 손실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상 여섯가지 카테고리 중 하나에 속하며 이들은 각자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위험에 대한 태도나 자신이 가진 특별한 지식과 경험에 따라 이들 여섯 가지 중 한두 가지에 특화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고성장주가 저성장주가 될 수도 있고, 턴어라운드주가 재기에 성공한 뒤 우량주가 되는 등, 한 곳에 계속 속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생기므로 그에 맞게 평가를 해야 합니다.

주식이 위와 같이 구분지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주가가 구입한 가격에서 몇 퍼센트 떨어지면 손절매를 한다.'라든지, '최소 반 년은 기다려라.' 같은 말이 무의미합니다. 기업의 종류를 무시하고 오직 수급의 관점에서만 분석하며 판단한다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이른바 주식의 프로페셔널이 미디어에 싣고 있는 투자 정보를 유심히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x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강력한 지지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마저 힘없이 무너졌다."는 얘기가 실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힘없이 무너지지 않았던 적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오르면 한 없이 오를 것으로 생각해서 장미빛 전망을 쏟아 내다가 불과 며칠 뒤에 최악의 비관론자가 되어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온갖 이유를 갖다 붙입니다. 하루살이처럼 매일의 주가 움직임을 기를 쓰고 설명하려 듭니다.

주식 관련 정보 중 절대로 지침으로 삼아서는 안되는 정보 중 일순위가 바로 주식 가격의 움직임입니다. 비즈니스에 집중해야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집중하는 것은 가장 빠져들기 쉬우면서 제일 위험한 함정입니다. 주식시장 전체의 가격 움직임은 물론이고 개별 주식의 가격 움직임을 예측해서 타이밍을 맞춰 사고 팔겠다는 것은, 특히나 투자하는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최소한 지난 몇 년간 순이익이 얼마나 났는지도 점검하지 않고 소중한 재산을 거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좋은 주식의 특징

이상 여섯 가지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구입하고자 하는 회사가 어디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면 내가 그 회사를 구입할 때 어떤 점들을 노리고 있는지, 어느 정도 보유를 생각하는지, 어떤 싸인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 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찾는 회사는 정말로 훌륭한 회사로 큰 성장이 기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을 비롯한 시장이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회사입니다. 이런 회사는 몇 년 내에 제대로 평가되는 시점이 오고 바로 그 때 큰 수익을 안겨 줍니다. 그러므로 '완벽한 주식' 또는 '좋은 주식'이란, 기관과 외국인의 관심이 미치지 못하면서 높은 성장성을 이미 기록하고 있거나 앞으로 기록할 회사의 주식을 가리키며, 이런 기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습니다.

1. 이름이 하챦게 들린다. 우습게 들린다면 더욱 완벽하다

완벽한 회사일수록 완벽하게 단순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완벽하게 단순한 비즈니스일수록 완벽하게 한심한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단순한 비즈니스란, '이런 사업은 바보가 운영해도 성공하겠다.'는 비즈니스를 뜻합니다. 그런 사업은 실제 몇 년 안 가서 많은 '바보들'이 운영하며 큰 돈을 벌어들입니다. 특히 "xx환경", "xx실업"과 같이, 무슨 60-70년대 회사냐 싶을 정도로 '한심한' 회사 이름을 갖고 있는 회사일수록 '완벽한 주식'의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투자자나 기관의 관심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입니다. 뒤에 나오는 얘기지만, 이름에서 최첨단의 분위기가 풍기는 회사는 일단 경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xx 바이오", "oo 뉴로테크널러지", "00 젠테크", .. 이런 회사들은 최우선적으로 경계해야 합니다.

한심한 이름을 갖고 있는 회사는 일차적으로 기관과 외인의 관심권에 들 가능성이 훨씬 낮아지고 또 이름 따위가 어떻든 그 비즈니스가 튼실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계속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 즉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매우 탄탄하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완벽한 주식의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2. 지루해 보이는 일을 한다

이름이 한심하면서 사업 내용 또한 평범하거나 지루해 보이는 비즈니스면 더욱 좋습니다.
누가 들어도 지루하고 비전없어 보이는 일을 하고 있는 비즈니스면 일단 완벽한 주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사가 경제지에 실리는 것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중앙실업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앙실업은 1980년에 설립되어 폐기물 처리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죠.

"KY 바이오텍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 oo대 실험실 벤쳐로 출발, 유전자 스플라이싱 및 클로닝에 특화한 회사로 현재 진행 중인 x5102 프로젝트가 미국 FDA에 어쩌고 저쩌고.....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그럴 듯한 블라블라.....유망하다."

일단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가 잘 모르는 이야기에는 대단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 안마당에서 엄청난 기회가 왔다가 지나가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내가 이해하기 힘든 용어를 쓰는 것으로 봐서 굉장한 것이 있나 보다.'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쉽게 이해되는 비즈니스보다 자신이 모르는 용어가 많이 나오는 '첨단의' 회사를 좋게 생각하려 합니다. 경제신문에 복잡하고 어려운 용어를 써가며 설명된 회사는 일단 대단한 일을 하는 회사로 착각합니다. 그런 회사는 피해야 합니다. 자신이 잘 모르는 사업을 하는 회사를 구입하는 것은 카드를 보지 않고 카드를 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3. 별로 유쾌하지 못한 업종에 속해 있다

2번과 같은 맥락입니다. 쓰레기 재처리 기업이라든지, 장례식 관련 사업, 오물 수거 기업, 세차나 청소 관련 회사 등, 누가 들어도 인상을 찌뿌릴 만한 회사야 말로 완벽한 후보가 됩니다. 이런 회사들은 기관의 관심을 받기 힘들고 또한 경쟁 회사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분명히 지난 몇 년간의 실적이 강한 성장성을 보이고 있는데도 업종이 꺼림직한 경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바로 그런 회사의 주식이 몇 년 내에 분출하듯 상승합니다.

4.. 스핀오프(Spinoff)된 회사다

스핀오프는 규모가 큰 기업 내의 사업부가 워낙 탁월한 성적을 내고 있을 때 이를 따로 독립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립시키면서 기존 기업의 대주주가 지분의 대부분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핀오프는 그 회사가 밖에 던져놔도 살아남을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특히 모회사가 지분의 대부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면 정말 알짜기업이라고 믿을 수 있습니다.

5. 기관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 따르고 있는 애널리스트가 없다

위와 같은 특징을 가지면서(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업종이나 이름이 별로여서 주목받지 못한 회사) 기관투자가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회사가 있다면 이것은 잠재적 대박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의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 경제지나 증권관련 싸이트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는 회사가 있다면 대박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때 굉장히 인기가 있다가 애널리스트의 관심을 완전히 잃어버린 회사 역시 완벽한 후보가 됩니다. 문제는 실적입니다. 실적이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기 전에 구입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6. 사양 산업에 속해 있다

"사양산업에 속해있다는 점이 디스카운트 요인이다."라는 말이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나올 정도로 사양산업에 속해 있다는 사실은 투자를 꺼려야 하는 요인처럼 인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사양산업에 속해 있는 회사, 특히 그 업계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회사는 두 가지 큰 강점을 갖습니다. 먼저, 다른 회사들이 그 업계를 벗어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몇 년 내에 사실상 독점적인 상태가 되거나 허약한 경쟁자만 있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신규 진입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독점적 상태를 더욱 유지 강화해 갈 수 있습니다.

반면 각광받는 산업을 생각해 봅시다. 각광받는 산업일수록 돈을 대겠다는 투자자가 더욱 많아지며 똑똑하다는 사람은 다 몰려듭니다. 아무리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라도 순식간에 자본력과 기술력 기타 다양한 능력에서 최고 수준에 있는 신규진입자 및 기존 경쟁자와 경쟁을 해야 합니다. 업종 자체는 거대한 성장성이 있는 좋은 업종인데 그 안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죽을 쑤는 상황이 얼마 안 가서 도래합니다. '다들 괜챦다고 하는' 업계에 있는데 활동하는 회사들은 치열한 경쟁에 치어 별로 큰 이윤을 누리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사양산업일수록 더욱 자세히 살펴봐야 합니다. 사실상 독점인 회사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그 독점은 앞으로도 거의 깨지기 힘듭니다. 아무도 성장성 없는 산업에 신규로 진출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쓰레기를 치워야 하고, 장례 물품을 제공해야 하며, 책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7. 틈새시장이 있다

틈새시장은 진입장벽 없이는 유지되기 힘듭니다. 대기업이나 그 업계의 주도적 플레이어가 그 시장마저 잠식하지 못하게 하는 어떤 장벽이 있지 않고서는 틈새시장 플레이어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시장규모가 너무 작아서 대기업이 진출하기 힘들다든지, 지역적으로 강고한 지배력을 누리고 있다든지, 브랜드 네임의 영향력이 지대한 시장이어서 아무리 품질이 좋은 제품을 갖고 있어도 신규진입자가 오래 동안 큰 손실을 치뤄야만 한다든지 등, 여러 형태의 틈새시장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독점기업과 마찬가지의 이윤을 즐길 수 있습니다.

8. 계속 구입해야만 하는 제품을 생산한다

만성질환의 치료제(또는 '현상유지제'), 소모품이어서 곧 다시 구입해야만 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좋습니다. 훌륭한 제품을 훌륭한 진입장벽을 갖고 팔더라도 한 번 구입하면 수 년, 수십 년 동안 다시 구입할 가능성이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기업은 별로입니다.

9. 내부자가 주식을 구입하고 있다

대주주가 계속 구입하는 회사는 유망합니다. 자사주매입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회사가 얼마나 비전이 있는지는 내부자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최고경영자나 이사진들은 그 기업의 현재 상황 및 향후 몇 년간의 상태에 대해 거의 확실한 정보 또는 '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사주를 구입하고 있다면 그 회사는 비전이 있습니다.

10. 자사주매입을 하는 회사

시장이 지나치게 고평가가 되었을 때 경영진이 스탁옵션을 처분하는 것만 아니라면, 어떤 회사가 자사주매입을 하는 것은 대단히 좋은 신호입니다. 시장에서 저평가된 회사라면 기업이 두 배의 이익을 얻는 것이고, 시장에서 적절히 평가되고 있다 하더라도 자사주매입은 그만큼 유통주식수를 줄이기 때문에 주당순이익을 크게 늘립니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회사가 현재 자신의 업계에서 더 이상 성장할 여력이 없을 때 늘어나는 현금을 잘 알지도 못하는 '성장기업'을 구입하는 데 지출하는 경우가 너무도 흔합니다. 피터 린치는 그런 것을 'diworseification'이라고 불렀습니다. 다각화(diversification)를 피터 린치식으로 명명한 것입니다. 쌓인 현금을 자기 분야와 상관없는 곳에 마구 사용하며 외형 확장에만 집중하는 경우 거의 대부분 몇 년 내에 자회사가 적자를 기록하고 모회사의 주가를 갉아 먹습니다. 이런 사례는 워낙 흔해서 이런 오류를 저지르지 않은 회사를 찾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현금이 쌓여가고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 한다면 부를 주주에게 환원해야 합니다. 배당을 하든 자사주매입을 하든 환원해야 합니다. 배당은 이중으로 세금을 부담하기 때문에(기업은 법인세를 내고 주주도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므로) 자사주매입이 보다 바람직합니다. 처분하기 힘든 이익잉여금이 쌓여 간다면 유통주식수를 계속 줄여 나가야 합니다.

나쁜 주식의 특징

피터 린치는 꼭 피해야 할 주식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습니다. 위의 좋은 주식이 갖는 특징을 뒤집으면 나쁜 주식의 특징이 됩니다. 보시죠.

1. 가장 관심이 집중된 산업의 가장 화제가 된 회사

이런 회사들은 거의 100%, 투기적 가격이 형성됩니다.
경제지에서 '바이오 벤쳐'가 유망하다는 소식이 실리며 다들 바이오 노래를 부르면, 바이오 주식의 대표주가 뭐지, 'AA라는 회사가 바이오 벤쳐 중 제일 유망하다던데'같은 이야기가 들리고 다들 AA 주식을 사려고 몰려듭니다. 그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지난 몇 년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어떤지, 매출이 늘고 있는지 전혀 확인해 보지 않은 채, '21세기는 바이오다. 바이오벤쳐는 당연히 AA지.'라는 소리만 듣고 뛰어듭니다. PER가 30-40 심지어 50-100에 이르는 주가가 형성됩니다. 그리고 회사 내용과 상관없이 투기판이 벌어집니다. 그러다가 그 회사가 몇 번의 분기를 적자로 채워 나가면 서서히(내지는 순식간에) 주가가 빠지며, 그 주가는 오로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의해서만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바닥을 모르고 추락합니다.(회사의 내용이 괜챦다면 사실은 바로 그 때 구입을 고려해야 합니다.)

원금까지 완전히 잃고 싶다면 이런 주식에 '벳팅'을 해도 됩니다. 혹시나 대박이 될 지도 모르니까요.

2. "차세대 IBM", "제 2의 삼성전자",...

실현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3. Diworseification

늘어나는 현금을 잘 모르는 '성장기업'을 구입하는 데 써버리는 회사는 실패의 첫 발을 딪는 것입니다. 이익잉여금을 그런 회사 구입에 지출한다는 공시가 뜨면 일단 경계해야 합니다. 물론 비관련다각화가 리스크를 줄여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터 린치씨는 비관련다각화에 부정적입니다. 비관련다각화가 성공할 수 있을 정도로 녹녹한 업계는 거의 없습니다. 그 업계에 집중하며 활동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밤낮으로 자기 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데 어떻게 남의 일처럼 진출하는 신규 사업이 성공하겠습니까? 성공한다면 그게 예외입니다. 너무나 많은 실패 사례가 수두룩합니다. 다각화를 하려면 자신의 강점이 살아있는 곳, 자신의 사업영역과 강한 관계를 갖는 곳으로 해야 합니다. 아니면 부를 주주에게 환원해야 합니다. 조선사업을 하는 회사가 라면 공장을 산다는 것은 전혀 합리적인 자본 할당이 아닙니다.

4. 속삭이는 주식

누군가 다가와서, "이거, 사실 A회사 이사한테 직접 들은 이야기인데 말이야........"
피하세요.

이상하게도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일수록 더 믿으려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단일 고객에 매출의 대부분이 좌우되는 회사

우리 나라의 경우 대기업 계열사에서 이런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모회사가 위기에 처하면 회사의 존폐마저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이름이 멋진 회사

이름이 멋지다는 것은(특히 성장산업에 속해있으면서 이름이 멋지다면) 그 기업이 훌륭하든 그렇지 않든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일찍부터 애널리스트의 관심의 표적이 되어 주가가 높게 형성되거나 내용이 없는 회사가 오직 껍데기로 관심을 모아보려는 시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닷컴 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회사 이름에 닷컴을 갖다 붙이는 것도 유행했습니다. 그런 회사들은 불과 2-3년도 못되어서 원래 이름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비즈니스의 내용으로 승부하지 않고 겉모양을 그럴 듯하게 꾸며서 투자자를 현혹하려는 회사를 주의해야 합니다. 피터 린치 씨는 "제록스(Xerox)"가 "데이빗 건열 복사"라는 이름이었다면 큰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는 농담을 했습니다. 이름에 "x"가 들어간다거나, "나노", 기타 세련된 회사 이름을 갖고 있으면 내용이 있는 회사든 그렇지 않든 투자자에게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관의 레이더 망에 잡혀있지 않은 강한 성장성을 가진 회사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열 개 중 다섯 개만 성공하면 된다

One up on Wall street피터 린치는 버핏과 달리 굉장히 다양한 주식을 구입했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좋은 회사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발견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가 지속적인 수익율(중,단기적인 수익율)을 추구해야만 하는 펀드매니져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follow'했던 주식은 50여 개 안팎을 넘지 않았습니다.

피터 린치는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의 경우라면 3-10개 정도의 회사를 보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얘기합니다. 대여섯 개의 회사 정도를 추적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 다섯 개를 선택하기까지 상당한 숙제를 해야 하고 선택하고 나서도 내가 위험하게 생각하는 어떤 신호가 나타나지는 않는지 잘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떨어지는지를 보는 게 아닙니다. "diworseification"처럼 회사의 펀더멘틀에 영향을 줄 만한 일을 하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피터 린치는 자기가 어떤 분야에 특화된 지식이나 경험이 있고 분명한 분석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가급적 많은 종류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얘기합니다. 왜 그럴까요? 다음의 산수를 한 번 보세요.

똑같이 다섯 회사로 이뤄진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때 한 포트폴리오는 (500%, 0%, 0%, 0%, 0%)의 수익율을 기록했고, 또 다른 포트폴리오는 (20%, 20%, 20%, 20%, 20%)의 수익율을 기록했다고 합시다. 주식투자에서 20%의 수익율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은 '고작 20%?'라고 할 지 모르지만 시장 수익율을 달성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매년 뮤추얼펀드, 수익증권펀드 수익율 발표를 보면 최고의 펀드 매니져들에 의해 운용된 펀드의 수익율이 거의 대부분 그 해 종합주가지수 상승율보다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두 포트폴리오의 평균수익율을 계산해 보면, 첫 번째의 경우 500/5 = 100%이고 두 번째의 경우 100/5 = 20%입니다. 전자의 경우 원금의 두 배가 된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문자 그대로 20%의 수익율입니다.

그런데 주식의 매력 중 하나는 다른 어떤 투자처에서도 찾을 수 없는 5배, 10배 이상의 수익율을 안겨주는 기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것은 최소 2-3년의 기간을 기준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1년 내외에 몇 배 이상의 수익율을 얘기하는 것은 거의 사기이거나 엄청난 리스크를 안아야 하는 도박에 가깝습니다. 그런 이야기에는 조금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피터 린치 씨에 따르면 최소 3-4년 이상을 기준으로 보면, 무난해 보이는 회사인데도 500% 이상의 수익율이 나는 경우를 상당수 찾아낼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주식의 매력이고 굳이 채권이나 MMF를 놔두고 주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매년 10% 내외의 수익율과 원금도 100% 보장되는 투자기회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년 10%는 불과 7년 여만에 원금의 두 배가 되는 훌륭한 투자 기회입니다. 이렇게 안정적이고 참으로 만족스러운 투자처를 놔두고 굳이 주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위와 같은 5배, 10배 이상의 수익율의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위의 포트폴리오를 봅시다. 다섯 개의 투자한 주식이 모두 20% 내외의 고른 수익율을 기록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섯 개의 주식 중 네 개가 거의 0% 안팎을 기록하면서 한 개 정도가 크게 성공하는 경우는 전자보다 더 가능성이 클 수 있습니다. 피터 린치가 가급적 많은 주식을 보유하려 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는 버핏처럼 철저하게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투자를 했음에도, 한두 개의 대박이 큰 폭의 평균수익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는 "10 Baggers"(10루타)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퍼뜨린 사람입니다. 이것은 원금의 10배, 즉 1000%의 수익율을 안겨주는 주식을 얘기합니다.

1000%는 누가 봐도 투기나 도박과 관련 된 숫자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달성하는 기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위 숫자는 전혀 도박이 아닐 수 있습니다. 5년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1000%는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주가 움직임이 둔할 것으로 생각되는 우리 나라의 이른바 우량 기업 중에도 이런 회사가 상당수 있습니다. IMF 구제금융 사태가 일단락 되어서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섰던 1998년이나 1999년부터만 조사해 보아도 500% 이상 상승한 '우량주'가 많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주식을 찾아낼 수 있느냐에 주식투자의 성패가 걸려있습니다. 이런 주식을 장기보유하려고 주식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원금도 거의 확실히 보장되면서 年 10% 내외의 수익율을 기록하는 투자처를 놔두고 주식투자를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위의 예를 보면, 투자한 주식 중 단 한 개만 500%가 되어도 수익율은 원금의 두배에 이르는 100%가 되어서, 평균 투자수익율 20%라는 훌륭한 결과의 다섯 배에 이르는 경이적인 성적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 년에 걸쳐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며, 이런 회사를 다른 사람보다 일찍 찾아내어 3년 이상 장기보유하는 것이 피터 린치의 투자방식입니다.

중요한 투자 지표들

그러면 피터 린치가 어떤 식으로 재무제표를 읽고 어떤 숫자를 중요시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One up on Wall Street"은 주식을 거의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씌였으므로 아주 간단한 내용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만 중요한 부분은 놓치지 않고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PER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PER(주가수익비율)

PER는 현재 주가를 전년도(전 회계연도)의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입니다. 예컨데, 현재 주가가 5만원인데, 전년도 주당순이익이 5천원이면 PER는 50000/5000 = 10입니다. 그렇다면 PER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PER는 회수기간법과 유사한 의미를 갖습니다. 주당순이익이 5천원인데 주가가 5만원이라면 이 주식을 구입한 투자자는 이 회사가 앞으로 10년동안 현재 수준의 주당순이익 5000원을 계속 기록하면 본전이 됩니다. 만약 같은 회사가 PER가 5라면, 주당순이익 5000원을 5년만 이어가면 본전이 됩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회사는 PER가 높게 형성되고 어떤 회사는 PER가 낮게 형성될까요? PER가 높은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회사의 이익이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성장성이 높아서 '본전'에 도달하는 기간이 훨씬 더 빠를 것이라고(또, 그 이후에도 더욱 큰 폭으로 이익이 계속 늘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높은 PER 수준으로 주가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PER가 높은 주식을 구입한다는 것이 보상되려면, 투자자가 그만큼 회수기간을 길게 잡고 있거나 아니면 이익 증가율이 매우 커서 PER가 낮은 다른 주식과 동일한 기간내에 보상되어야 합니다. PER가 업계 평균보다 지나치게 높은 주식은 과연 그 회사가 그 정도의 PER를 보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 본 다음에 구입해야 합니다. 예컨데, 닷컴 붐이 일고 있을 때 PER가 50, 100 이상 되는 주가가 형성되는 것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주당순이익이 1000원인데, 주가가 5만원이 되는 것입니다. PER가 50이면 그 회사는 최소한 지금 수준의 순이익을 앞으로 50년 동안 이어나가야 투자 원금이 회수되는 형태입니다. 세워진지 1-2년도 되지 않은, 더구나 수익모델조차 불확실한(실제 전혀 'earnings'를 기록하지 못한 회사들도 수두룩했습니다. PER가 거의 무한대였습니다. P/E에서 E가 0에 가까왔으니까요.) 회사들이 현재 수준의 이익을 앞으로 50년에서 100년 동안 이어갈 수 있다는 정도의 주가가 형성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주식도 가격이 계속 오르며 거래가 되었습니다. 왜일까요? 그렇게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산 그 주식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사줄 다른 사람이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의 본질은 전혀 살펴보지 않은 채, 폭탄돌리기를 한 것입니다. 그것은 투자가 아닙니다. 도박입니다.

피터 린치씨는 PER를 성장율과 비교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예컨데 PER가 10이고, 평균 순이익 성장율이 10%라면 적절히 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PER가 10이지만 성장율이 20%라면 현저하게 저평가 된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PER가 10인데 성장율이 5%라면 고평가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식으로 써보면 이렇게 됩니다.

평균 EPS 성장율/ PER = ?

조금 더 정밀하게 하려면 배당수익율도 감안합니다.

(평균 EPS 성장율 + 시가배당율)/ PER = ?

위 값을 GYP ratio(Growth & Yield : Price)라고 합니다. GYP 비율이 1.5 이상이면 일단 괜챦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이상이면 아주 좋은 주식입니다. 1이하라면 좋지 않습니다.

배당 성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 나라 기업을 판단할 때도 배당을 함께 고려해야 할 지는 조금 생각해 봐야 합니다만 평균 EPS 성장율이 PER의 2배 이상이라면 대단히 좋은 기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당현금

{(현금+현금등가물) - 장기부채}를 하면 그 대차대조표가 작성된 시점에서 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됩니다. 재고자산이나 기타 고정자산들은 단기부채로 상쇄된다고 보고, 당좌자산(현금+현금등가물)에서 장기부채(고정부채)를 뺀 값을 구한 것입니다. 이 값을 발행주식총수로 나누면 주당현금이 나옵니다. 예컨데 주가가 5만 원인데, 주당순현금을 계산해 보았더니 3만 원이라면, 이 주식의 실제 구입가격은 2만 원과 같습니다. 지금 당장 청산되어도 주당 3만원의 현금이 배분될 수 있으니까요. 그 회사의 주식은 사실 2만 원에 구입하는 것입니다.

또는 위 주식의 PER가 10이라고 합시다. 주당순이익이 5천원이고, 현재 주가가 5만 원입니다. 그런데 주당현금이 3만원이므로 실제 투자하는 비용은 2만원입니다. PER는 2만/5천 = 4밖에 되지 않습니다. 좋은 투자기회입니다.

주당현금은 불경기에 그 회사가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히 턴어라운드 회사에 투자할 때 주당현금 분석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또는 회사의 성격이 바뀐 이후 얼마 동안 잘 버티기 위해서는 좋은 현금 보유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주당현금은 기업에 현금이 쌓여가고 있을 때 이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와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쌓여가는 현금을 "diworsefication"을 하며 엉뚱한 회사 구입에 지출하고 있다면 아무리 많은 현금을 쥐고 있더라도 얼마 안가서 그 잇점은 사라지게 됩니다. 반면, 현금을 지속적으로 배당이나 자사주매입으로 주주에게 환원한다면 위와 같은 주당현금 분석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부채비율(Debt/Equity ratio)

낮아야 합니다. 특히 턴어라운드주를 구입할 때는 부채비율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리고 부채의 종류도 자세히 살펴야 합니다. 부채는 크게 은행으로부터의 차입과 회사채를 이용한 차입이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채권자가 회수 요구를 하면 즉시 응해야 하므로 같은 부채라도 주주에게 더 좋지 않습니다. 반면 회사채를 이용한 차입은 회사채 만기일까지는 적어도 상환을 미룰 수 있으므로 보다 유리합니다.

배당(Dividends)

이익잉여금을 배당과 자사주매입의 형태로 환원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고성장기업인 경우 더욱 높은 성장성을 위해 투자를 하는 편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배당은 기업의 성격에 따라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대체로 배당을 하는 회사가, 특히 경기가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일정한 비율을 정기적으로 배당하는 회사가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는 훨씬 좋은 투자처입니다.

장부가치(Book value)

장부가치와 이를 이용한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상당히 주의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주가순자산비율은 PER처럼 현재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이것이 0.75이하라면, 즉 그 주식은 순자산가치의 2/3 이하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되므로 저평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를 합니다. 우리 나라 상장기업들은 PBR이 매우 낮으므로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PBR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때문입니다. 특히 재무제표의 신뢰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장부가치를 평가할 때 중요한 것은 장부가치와 기업의 실제 가치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노련한 판단과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부분이므로 쉽게 PBR 값만 갖고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회계분석에 정통해 있어야 정밀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왜 장부가치와 실제 가치가 큰 차이가 날 수 있을까요? '자산'이 사실은 자산이 아닌 경우도 많고, '매출'이 사실은 매출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산이 자산이 아닐 수도 있다면 순자산가치를 의미하는 장부가치의 신빙성도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 그 회사가 청산된다고 할 때, 재고자산이 장부에 기록된 값을 받고 처분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유형자산도 그렇습니다. 기계, 구축물, 공구 등이 과연 장부에 기재된 만큼 가치가 있을까요? 생산에 사용된다면 큰 가치를 갖지만 회사를 청산한다면 무용지물인 경우도 많습니다. 자산은 계속-기업(going-concern)을 전제로 장부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회사가 문을 닫고 모든 것을 청산할 때의 가치와 전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영업권(goodwill)은 몇 년에 걸친 상각으로 회사의 장부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지만 실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커지는 자산입니다. 이렇게 깊게 파악해야 하는 부분이므로 장부가치만을 기준으로 저평가 여부를 판단해서는 곤란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진정한 가치는 장부가치가 아니라 내재가치(intrinsic value)이므로 장부가치는 최소한의 안전판으로만 활용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현금흐름(Cash flow)

주당현금흐름에 10을 곱한 것이 적정주가다라는 계산법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어떤 주식이 주가가 1만원인데, 주당현금흐름이 5000원이라면 대단히 좋은 주식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은 단순히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만을 고려하는 주당현금흐름으로는 그 회사의 실제 현금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기업의 경우 몇 년 마다 설비와 기계등을 계속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하는데 반해 어떤 기업의 경우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거의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자의 경우 영업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아무리 좋아도 그 중 상당 비율이 다시 지출되어야 합니다. 워렌 버핏은 이러한 자본적지출을 차감해야 진정한 의미의 주주 이익이 나온다는 의미에서 "Owner earnings"라는 것을 얘기했습니다. (워렌 버핏의 가치 투자 철학 및 기법: 오너어닝)

단순히 주당현금흐름을 구해서는 안되고, 자본적지출이 많은 회사인지 아닌지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주당현금흐름이 낮더라도 부가적인 자본적지출이 오랫동안 거의 필요없는 회사라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주당현금흐름이 아무리 높더라도 상당 부분이 다시 투자에 쓰여야만 한다면 별로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퇴직급여(Pension plans)

퇴직급여는 퇴직급여충당금이라는 항목이 대차대조표상에 사채와 함께 고정부채로 잡혀있다는 것에서 드러나듯 회사채와 비슷한 의미를 갖습니다. 회사가 어떻게 되든지 반드시 직원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부채입니다. 턴어라운드주에 투자할 때는 이행해야 할 퇴직급여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살펴야 합니다. 퇴직급여는 다른 차입금과 마찬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성장율(Growth rates)

여기서의 성장율은 매출액의 성장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순이익 또는 영업이익의 성장율을 의미합니다. 매출액은 "diworsefication"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 못가서 큰 타격으로 되돌아 옵니다. 중요한 것은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계속 느느냐입니다. 주주에게 진정한 의미가 있는 성장은 반드시 외형 확대와 관계가 있지 않습니다. 이익은 많이 팔아서 늘리는 방법뿐만 아니라 가격을 올려서 늘리는 길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버핏이 강조한 "프랜챠이즈"가 좋은 비즈니스입니다. 고객을 잃지 않으면서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면, 즉 가격결정능력이 있는 프랜챠이즈에 가까운 회사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이런 회사를 찾아야 합니다.

성장율에서 또 하나 주의할 점은 PER가 20이고 20% 성장율을 가진 회사가 PER가 10이고 10% 성장율을 가진 회사보다 더 좋다는 것입니다. 성장율은 복리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10년 뒤에는 20%의 성장율을 가진 회사가 10% 성장율을 가진 회사의 약 2.5배의 이익을 거두어 들이게 됩니다. 성장율이 낮으며 가격이 싼 주식과 성장율이 높으며 가격이 비싼 주식은, 비록 둘 다 적정가에 구입한다 하더라도 몇 년 뒤에 많은 차이를 나타내게 됩니다. 주가 수준은 둘 다 적정주가일지라도 싸고 성장성이 낮은 주식보다는 비싸고 성장성이 높은 주식이 훨씬 더 좋습니다.

정리

이상, 버핏과 함께 가치투자의 대표적 인물로 언급되는 피터 린치의 저서 "One up on Wall Street" 정리를 마칩니다. 우리 나라 주식시장을 볼 때도 버핏식 투자나 피터 린치식의 투자는 충분히 유효합니다. 여전히 훌륭한 프랜챠이즈와 탁월한 영업력을 가진 회사, 또는 거대한 자산을 깔고 있는 회사들이 단지 사양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름이 별로라는 이유만으로, 리스크 아닌 리스크 때문에 위험한 기업이라는 이유로 기피되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는 주식투자를 도박처럼 생각하며 투기적인 장이 펼쳐진 주식에만 몰려 들어 하루하루 '벳팅'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기업가치의 실체를 살피는 외국인 투자자는 2003년에도 대규모의 순매수를 통해 종합주가지수 기준 약 30%에 달하는 수익을 거의 독차지했습니다. 2004년에도, 이런 추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2004년 1월 현재의 분위기입니다.

주식투자는 분명히 고위험 고수익의 장이고 '위험한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금도, 상품도, 부동산도, 채권도, 알고 보면 모두 다 위험합니다. 투자하려는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를 관심있게 공부하고 투자한다면, 또 오랫동안 성장할 주식을 일찍 발굴해서 3년 이상 장기보유한다는 접근을 한다면 주식투자는 최고의 수익율을 안겨주는 훌륭한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피터 린치의 조언은 이런 훌륭한 투자처에서 개인투자자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는 점에서 아주 소중합니다.

지금 계신 곳은: BUSINESS > [투자론] 피터 린치(Peter Lynch)의 주식투자 기법